Me/Diary

인간은 - 사는가

GNUNIX 2013. 12. 26. 01:57

 

 쉽게 수긍은 가지 않겠지만, 이 글은 이전에 썼던 아이와 어른의 차이 와 관련이 있다.

 

 언젠가 들은 기억이 있는데, 인류가 만약 멸망하게 된다면 다른 이유가 아닌 '외로움'이 원인일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외로움'이라는것은 결국 '갈등'과 비슷하게 해석해도 될것같은데, 내가보기엔 결국 '마음'이 있기때문 으로 생각된다. '마음'이 있기때문에 우린 동시에 '상처'를 받게 된다. 그 상처는 사람을 아프게 하고 죽음에 까지 이르게 한다. 충분히.

 

 예전부터 나는 '강해져야 한다'는 집착 비슷한 생각들이 있었다. 이는 '남자이기 때문에'라는 이유도 있고 개인적으로 약한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것일수도 있지만 진짜로 인간이 강해져야하는 이유는 위에서 말한 '상처'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상처로 부터 강해지는법은 내 경험상 쉽지 않다. 왜냐하면 상처에 강해지기위해선 상처를 경험해야하기 때문이다. 큰 상처에 끄떡하지 않으려면 큰 상처를 경험해야한다(참고로 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에 완전 동의하며 '남자는 경험'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내게 오는 상처를 처리하는 방법이 사람에 따라 다른데 피동적것보다 적극적으로 처리하는것이 좋겠다. 어떠한 문제를 만났을때 무조건 피하려한다거나 무조건 겪어야한다고 생각하는것보다 직접 맞서는것이 더 좋다는 말이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교회는 '나약한 사람들'이나 다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버티기 힘들고 뭔가 의지할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는곳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생각에 큰 변함이 없다. 나도 때때로 의지할곳이 필요할 만큼 힘들때 교회가 생각나곤 한다. 이게 'ㄴ'의 힘인가보다.

 예전부터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족에게 잘 의지하지 않는 나로써 가족보다 더 솔직하게 나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내가 힘들때 기댈 수 있는 그런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나만의 '정신적 지주'같은 느낌인데 위에서 이야기하던 '종교'와 별다를바 없이 느껴진다.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종종 '복대'라고 하는 보조기구를 착용한다. 허리를 받쳐줌으로써 조금이나마 '의지'할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복대의 문제는 나중에 복대를 제거했을때에 있다. 한동안 복대를 착용하다가 나중에 복대를 제거하면 정말 힘들어지는데 그 이유는 그동안 의지하고 있던 복대가 없어지면서 그만큼 허리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발도 쉽게 온다.

 아이들 키우는 입장에 있는 분들(본인 부모님 포함)께 내가 자주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 평생 care해줄것 아니면 안해주는게 맞습니다. 평생 신발을 신겨줄것 아니면 스스로 할수 있게 해야하고, 평생 챙겨줄것 아니면 스스로 챙기게 해주는것이 최선이며, 평생 결정 해줄것 아니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수 있도록 키우고 길어야한다는 말이다(물론 스스로 할 능력이 없을때는 제외(너무 어릴때)). 다른것이 키우는것/기르는것은 다른게 아니라 이런것이 아닌가!

 또 내가 자주 하는 말중에 하나가 '어차피 경험해야한다면 빨리 경험하는것이 좋다' 라는 말이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라고 하지 않았나. 군대도 빨리 다녀오는것이 좋다. 이처럼 어차피 할거라면, 어차피 꼭 해야한다면 빨리 하는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다시 문제는 '매를 꼭 맞아야하는가?'와 '군대는 꼭 가야하는가?'이다.

 

 연인/애인이 있다가 없어지니 쉽지 않다. 그렇게 독하지 않던 외로움도 쉽게 느껴지고 별로 힘들지 않던 일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던 일들도 더 짙고 무겁게. 그리고 더 빈번하게 나를 찾아오는것같다. 이것은 마치 복대를 차다가 없어진 느낌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몇가지 있는데 조금 간추려보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한사람을 만나던가. 쉬지않고 Gap없이 끊임없이 사람을 만나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로 남아있는것이다. 종교도 마찬가지일까? 믿으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믿고, 아니면 처음부터 끝까지 믿지 않아야하는것일까? 이중 하나가 아니면 벌써 엄청난 손해 아닌가.

 

 물론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고 한다. 물론 인간은 혼자 살아 갈 수 없는 생물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인간은 결국 혼자 살아가야한다. 만약 여기에 동의할 수 없다면 당신은 이미 '복대'를 착용하고 있는것이다. 혹은 당신이 바로 그 '복대'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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